평범한 일상이 작가의 섬세하고 예민한 감성에 의해 포착되고 가공됨으로써 비로소 예술의 단서가 되고 소재가 된다. 작가가 드러내고 있는 일상에 대한 소박한 표현은 아마 그 자신이 삶을 통해 매일 같이 마주하고 있는 일상에 대한 진지한 기록이자 사색의 증거일 것이다. 그것은 일종의 삶을 기록하는 일기장 같은 것이며, 그는 이를 통해 삶에 대한 건강한 사유와 생명에 대한 지극한 애정을 표출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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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작업은 현대라는 사회의 효율을 추앙하는 부산한 번거로움과 물질에 의해 망실되어 가고 있는 인간 본연의 가치에 대해 작지만 은근한 근본적인 문제를 새삼 상기시킨다. 개개의 사물들이 지니고 있는 존재의 의미와 가치, 그리고 그 생명에 대한 진지한 관심과 성찰은 어쩌면 인간 중심으로 이루어진 오늘날 문명이 간과하고 있던 가장 근본적인 것들이다.
삶에 대한 진솔한 기록, 그 소박함과 담백함에 대하여, 김상철 (동덕여대 교수. 미술평론)